결혼식장에 가면 ‘꽃 길만 걸으세요’ 라는 문구가 있다. 그러나 인생을 살아보면 인생은 꽃길만 펼쳐지는 것이 아니다. 심심치 않게 내가 원치도 않았던 고난의 길, 거친 광야 길이 나타난다.
성경의 무대인 이스라엘은 국토의 60%가 광야다. 대표적으로 이스라엘 남부에 있는 네게브 광야, 사해 서쪽에 있는 유대 광야, 사해 남쪽에 있는 아라바 광야가 있다. 그 외에도 시나이 광야, 신 광야, 바란 광야 등이 있다. 그만큼 광야가 많다는 것이다.
구약성경에 광야라는 단어는 270번 나온다. 광야는 거친 땅, 빈들, 사막, 불모지를 포함한다. 광야의 특징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광야는 논도 밭도 없다. 곡식을 수확하기 위해 씨앗을 뿌릴 곳도 없다. 광야는 마실 물도 없다. 광야는 모래와 돌로 덮여 있어서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조차도 구경하기 쉽지 않다.
특별히 광야는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심한 곳이다. 낮에는 뜨거운 햇빛으로 섭씨 50도까지 올라가고 밤에는 영하 10도로 내려간다. 평범한 사람이 광야에서 노숙을 한다면 그냥 일사병으로 죽든지 아니면 저체온증으로 죽게 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한 이후 40년 광야 생활을 기록한 책이 민수기다.
우리가 보고 있는 한글 개역 개정 성경과 라틴 역은 백성들의 숫자를 강조해서 제목을 민수기로 정하였지만 맛소라 사본에서는 히브리어 원어대로 ‘베미드바르’ 즉 ‘광야에서’로 정하였다. 민수기는 맛소라 사본에서 정한 제목 그대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생활한 것을 모두 기록하고 있다.
민수기 6장에 나오는 제사장의 축도는 광야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430년 동안 애굽의 노예로 살다가 출 애굽한 뒤 2달에 걸쳐 시내 산에 도착하였다.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을 떠난 지 삼 개월이 되던 날 그들이 시내 광야에 이르니라” (출19:1)
‘삼 개월 되던 날’이 바로 시내산까지 오는데 두 달 걸렸다는 것을 말한다.
이스라엘 백성은 애굽의 라암셋에서 1월 15일 출발하여(출12:37,민33:3) 출발하여 시내산에 3월 15일에 도착하였다.(출19:1) 이스라엘 백성들은 시내산 기슭에 텐트를 치고 정착하였다.
모세는 시내산 위에 올라가 하나님으로부터 십계명을 받았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 십계명을 중심으로 율법을 전하였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시내산 기슭에 머문 지 11개월 5일이 지난 출애굽한 그 다음 해 둘째달 20일에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시내산을 떠나 광야를 향해 가라고 말씀하신다.
“둘째 해 둘째 달 스무날에 구름이 증거의 성막에서 떠오르매” (민10:11)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 길을 떠나는 것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이다.
하나님은 광야 길을 떠나기 전에 먼저 이스라엘 백성들의 인구를 조사하게 하셨다.
“너희는 이스라엘 자손의 모든 회중 각 남자의 수를 그들의 종족과 조상의 가문에 따라 그 명수대로 계수할지니” (민1:2)
민수기 1장에서 4장까지 인구조사를 하였고 민수기 5장에서 8장까지는 광야 행군을 위한 준비를 하게 하셨다. 그리고 민수기 9장에 유월절 제사를 드렸고 그 다음 민수기 10장에 광야 행진을 시작하였다.
민수기 6장에 나오는 제사장의 축복 기도는 광야를 떠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해 하나님께서 제사장들에게 명령하신 것이다.
하나님께서 광야 행진 직전에 제사장의 축도를 하게 하신 이유가 무엇인가?
하나님께서는 이 제사장의 축복기도가 있어야 광야 길을 잘 갈 수 있다는 것을 아시고 제사장의 축도를 하게 하신 것이다.
과거 이스라엘 백성들은 출애굽하여 시내산에 오기까지 광야 길을 2달 동안 통과한 적이 있다. 그때는 출애굽한다는 기대와 설래임도 있었다. 그래도 그 짧은 두 달의 광야 행진도 힘이 들어 모세를 원망하였고 물이 없었을 때는 모세를 돌로 쳐 죽이려고도 하였다. 그렇게 힘들게 통과한 광야 길을 이스라엘 백성들이 또다시 광야 길을 떠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 행진에 앞서 그들의 마음에는 불안과 두려움이 가득하였다.
하나님은 이런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아시기에 또 다시 광야 길을 떠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제사장의 축복기도를 받게 하였다.
당신의 인생길 앞에 광야가 펼쳐져 있는가? 오늘날 현대인의 광야란 여러 가지가 포함된다.
모든 사람이 떠나고 홀로 있을 때, 갑작스런 질병으로 낙심이 될 때, 가지고 있던 돈이 다 바닥이 났을 때, 회사에서 쫓겨났을 때,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을 때, 모든 사람들이 비난할 때,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을 때, 내일에 대한 아무런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평범한 사람들은 광야 길이 펼쳐져 있으면 불안해하고 두려워한다.
어쩌면 광야 앞에서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광야라면 두려워하지 말라. 나에겐 방법이 없어 보일지 몰라도 하나님께서는 다 계획하심이 있다.
우리에게 나타나는 모든 광야 길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이다. 참새 한마리가 땅에 떨어지는 것도 다 하나님의 허락하심이 있어야 한다.